2024년 06월 12일

완벽한 위스키를 고르는 팁 5

야외 활동에서도 빠질 수 없는, 완벽한 위스키를 고르는 기술, 경고: 다 믿지는 말 것.

위스키는 원래 단순한 술이었다. 한 증류소는 하나의 ‘원료 비율(mashbill)’을 가지고 단 한 종류의 위스키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필연 같은 증류소에서 탄생한 위스키라면 같은 술이다. 고려할 것은 숙성기간 뿐. 맥켈란 10년과 18년의 유일한 차이는 8년이라는 세월뿐이라는 말이다. 지금도 이 사실은 변함 없다.

그러나 폭발적인 위스키 소비는 너무 많은 선택지를 만들었다. 싱글몰트 위스키의 높은 품질과 맛의 미묘함이 인기를 끌면서 진과 보드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버번 위스키 붐이 돌아오며 수요를 이끌었기 때문이다. 시간에 의존해 숙성하는 특성상 재고 부족 때문일 수도있고 늘어난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위한 새로움 일 수도 있다. 뭐가 됐든 증류소는 새로운 위스키를 선보일 수 밖에 없게 됐다는 말이다.

장기간 숙성을 회피할 마케팅일지 새로운 선택지 제공일지는 우선 미뤄두고 제대로 맛 보려면 대체 ‘스몰 배치’, ‘럼피니시드’ 그리고 ‘오션 에이지드’ 숫자 외 뒤따르는 게 뭔지는 알아야 한다. ‘Laphroaig An Cuan Mor’을 보고 ‘낫 놓고 ㄱ자도 모를 수’는 없으니까.

첫째, 지역을 확인하라

특정 스타일에 대한 명확한 기호가 있다면 지역을 확인하는 것이 첫째다. 스코틀랜드의 ‘아일라’지역에서 생산됐다면 기본적으로 스모키하다는 것을 담보한다. 아일라 지역은 보리를 피트로 건조시키는데 불완전 연소하는 특성 때문에 연기를 머뭄게 된다. 스모키한 위스키를 찾는다면 아일라 지방의 위스키 위주로 선택하면 실패는 면한다는 뜻. 호밀을 주원로로 한 라이 위스키 병에 ‘인디애나’라고 지역명이 적혀있다면 로렌스버그의 MGP Ingredients에서 만든 95% 라이 배합일 것이다. MGP Ingredients의 곡물 비용은 라이 95%를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이는 최고 품질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완벽하지는 않다. 모든 위스키가 스코틀랜드 위스키 같지 않기 때문이다. (스코틀랜드 위스키라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스코틀랜드에서 증류되고 법적으로 3년의 숙성을 거쳐야 한다.) 위스키의 지역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한 정보일 수 있지만, 무작정 신뢰해서는 안 된다. 일본 위스키가 그렇다. 일본 위스키는 규제가 부족하기로 유명하다. 해당 지역의 몇몇 증류소가 새로운 기준을 도입하고는 있지만 자발적인 것이지 법적 의무는 아니다. 그런 면에서 ‘small batch’, ‘craft’, ‘hand made’등은 마케팅 용어로 치부하고 무시하는 것이 낫다.

둘째, 숫자! 숙성 기간을 확인하면 실패 확률이 낮다. 숫자가 없다면?

위스키 병에 적힌 숙성 기간을 보면 위스키 맛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버번 위스키에서 만큼은 100% 정답이 아니다. 버번은 새로운 오크통에서 2년 이상 숙성해야한다. 숯으로 그을린 새 오크통은 오크향을 강하게 품게 한다. 세심하게 콘트롤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너무 오래 숙성시킨 버번 위스키는 때로 오크통 씹는 맛을 낼 때도 있다. 버번에서만큼은 시간보다 중요한 게 제작자일 수 있다.
최근 모든 위스키 카테고리에서 숙성 기간 표시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수요를 공급이 못 따라가는 이유다. 연령 표시가 없는 경우, 미국 위스키에서는 ‘스트레이트’라는 용어를 찾아라 이는 최소 2년 이상 숙성되었음을 의미한다. ‘보틀드 인 본드’라는 용어는 최소 4년 이상 숙성해야 붙일 수 있다. 버번의 경우, 색깔이 어두울수록 오래된 것일 확률이 높으며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최소 3년의 숙성을 거친 것이다.

셋째, 도수를 확인하라

버번은 45도 이상, 스코틀랜드 위스키는 어떤 도수든 괜찮다. 스카치는 낮은 도수에서도 미묘한 맛을 유지할 수 있지만, 버번은 40도에서 병입되면 섬세한 맛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넷째, 증류와 병입의 차이 알기 DISTILLED IN AND BOTTLED IN

많은 위스키 구매자들은 특정 용어를 하나의 지역과 연관시키는 실수를 한다. 싱글 몰트가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싱글 몰트를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진 위스키의 약자로 생각하지만, 싱글 몰트 위스키는 전 세계 어느 지역에서도 만들어질 수 있다. 단일 몰트를 사용하면 싱글몰트다.
미국에서 증류주는 어느 주에서 증류 되었는지 적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병입자는 사람들을 현혹시키기 위해서 증류지보다 병입됨, 제조됨, 생산됨, 조달됨 등의 단어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마치 자신이 증류한 것처럼 혼동을 유발하는 것이다. 켄터키에서 증류된 위스키는 알라스카에서 증류된 위스키보다 믿을만하다. 버번으로 유명한 켄터키는 위스키 생산에 엄격한 규제와 품질관리 기준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 조건에서 뜨거운 여름과 추운 겨울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숙성에 유리하다. 그렇기에 켄터키에서 증류된 것과 단순 병입된 것을 헛갈리면 안 된다.

다섯째, 당신만의 관점을 세우라

관점은 취향보다 위대하다. 부드러움보다 목을 긁는듯한 터치감을, 달콤함보다 와일드한 자연의 향을 사랑한다면 아일라 지방의 스모키함을 높게 평가하면 된다. 고품질 라이 버번 위스키를 고를 때는 Four Roses가 좋은 호밀을 거둬들이는 것이 유명하니 선택에 고려하자. ‘cask-strength 휘티드 버번’ 즉 물을 섞어 도수를 맞추지 않은 버번 위스키를 찾을 때는 Maker’s Mark 역시 저렴한 선택지가 될 것이다. Weller Antique라면 더욱 낫지만 그건 스스로 판단하자. 더운 여름에는 밸런스가 잘 잡힌 블렌디드 위스키를 고르는 것도 괜찮고 추운 겨울에는 강한 특성을 가진 싱글몰트를 선호하는 것도 좋다. 반대여도 상관 없지만 스스로의 관점을 세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스키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한마디 거두는 사람들이 늘었다. 이게 그것보다 더 낫다거나 저게 더 좋다고 말할 땐 ‘꼰대 같다’고 되받아치고 말아라. 그래도 멈추지 않으면 취향의 영역에서 무엇이 더 낫다고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 문화적 영역에서 편견을 드러내는 사람을 ‘속물’이라 한다고 일러줘라.

하나 더하자면 우선 선택하고 마셨다면 음미하며 장점을 찾으려 애써라.